2021년 12월 말에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열흘 동안 격리된 후 일상복귀하며 몹시 피곤하더니 홍채염에 걸렸습니다. 제가 겪은 코로나 증상과 홍채염 증상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12월 21일 화요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은 음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호텔에 격리되었습니다. 보통 일주일 격리인데... 혹시 해서 열흘 격리되었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5인 가족으로 살림을 전담하던 저는 코로나로 격리되면서 일상을 내려놓은 데다 삼시세끼 끼니마다 밥도 가져다 주니 일상에 해야 할 일이 많이 줄어서 몸은 좀 편했던 거 같습니다. 눈물과 콧물이 심했던 증상 외에는 코로나도 심하지 않았고요. 방에서 나가면 안 되니, 조금 갑갑하긴 했습니다. 좁은 공간이라 공기가 금방 탁해져서 환기를 자주 해야만 했습니다. 많이 못 움직이는 저질체력이긴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아파지는 몸이라 나름 코어 관리도 열심히 하고, 제자리 뛰기 하면서 유산소 운동도 나름 챙겨했습니다. 가져갔던 일상의 숙제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에게 나타난 코로나 증상은... 갑자기 눈에 뭐가 들어간 것처럼 엄청 따갑더니 눈물이 엄청나기 시작했습니다. 콧물도 따라서 많이 났고요. 원래 앓던 앨러지 감기인데 눈물과 콧물이 좀 많이 흐르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보통 (앨러지) 감기에 걸리면 눈물과 콧물이 같은 쪽에 나면서 다음 날 되면 다른 쪽이, 다음 날 되면 다시... 이런 식으로 반복하며 감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 제가 둔한 편이라 미각과 후각은 통증이 아니라서 예민하게 알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미각과 후각이 상실되어 있었고 목은 살짝 간질간질하더니, 점점 통증이 더 생기고 목이 많이 건조한 느낌, 그리고 잔기침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미각이랑 후각이 상실되었으나 감사하게도 밥은 여전히 잘 먹었습니다. 눈물과 콧물은 며칠 지나면서 나아졌고 목의 건조한 느낌이 엄청 느껴지면서 잔기침을 보름 정도 더 했습니다.
처음에 왼쪽 눈과 왼쪽 코에서만 눈물과 콧물이 보통 감기보다 훨씬 많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줄 나와서 계속 코 풀고 눈물을 닦아야 했습니다. 눈물을 너무 닦아 눈 주변 피부가 아프고, 코 피부가 많이 쓰라렸습니다. 이 증상은 바셀린을 바르고 나서 피부도 점점 나았고, 며칠 지나면서 눈물, 콧물도 줄어 편해졌습니다.
목이 간질간질하며 잔기침이 낫던 증상에는 금진옥액혈과 염천혈, 천돌혈에 침을 놓았습니다. 그 후 많이 건조하던 느낌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목 통증도 나아지고 호흡도 훨씬 편해졌습니다.
골골 체질이었던 저는 비타민씨를 잘 챙겨 먹어서 인지 코로나로는 그리 많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비타민씨를 안 먹으면 입안에 혓바늘이 금방 잘 돋습니다. 그래서 비타민씨로 컨디션을 관리합니다. ) 그런데...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후유증으로 두 달간이나 홍채염을 앓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에도 홍채염을 앓은 적이 있었으나 증상이 조금 달랐던 거 같습니다.
몇 년 전에 겪은 홍채염은.... 왼쪽 눈이 빛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며 눈이 짱짱하며 엄청 아팠습니다. 눈물은 별로 나지 않았습니다. 눈은 많이 충혈되고 시야도 뿌예서 잘 보이지도 않았고요. 눈을 사용하기에 참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산동제인 오큐시클로 점안액과 염증약인 프레드니론 점안액, 밤에 자기 전에 눈에 바르는 네오덱스 안연고를 처방받았습니다. 약 바르면서 시간이 지나니 통증도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통증따라 찬죽혈이나 태양혈 등 눈 주변에 사혈도 하고 태양혈과 사백혈 등 침으로도 도왔습니다. 완전히 낫는 데는 한 달이 걸렸습니다.
이번에 겪은 홍채염은... 22년 1월 들어서며 코로나 이후에 몸이 많이 피곤했습니다.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이 눈알을 굴리면 더 아프고 , 눈 가쪽을 눌러봐도 더 아프고... 이런 통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평소에 앨러지 결막염이 피곤하면 심했다가 컨디션이 괜찮아지면 줄었다가를 늘 반복하며 지내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앨러지로 눈 안에 염증이 생겼나 보다 했습니다. 일주일 후 코뼈랑 이마, 광대부위, 관자놀이 등 눈 주변에도 통증이 심해지고 충혈이 심하고 시야가 뿌예져서 안과에 갔습니다. 홍재염에 걸렸다 합니다. 예전에 것은 왼쪽 눈 안에 흉터로 남아있고요. 이번엔 오른쪽에 걸렸습니다. 그 후 눈은 계속 벌겋게 충혈되어 있고 그냥 눈물이 줄줄줄 나고 따라서 콧물도 줄줄 나오고 코로나 이후에 눈과 코가 약해졌나 생각했습니다. 한 주는 홍채염 인지도 모르고 지나가고 그 후 두 주 동안은 눈물이 계속 엄청 나왔습니다. (보통 앨러지 결막 염으로는 눈 주변이 찐득하든지 하얀 조그만 눈곱 같은 것이 많았는데 눈물이 많으니 찐득한 느낌도 없고 눈 주변에 눈곱도 전혀 끼지 않았습니다. 아침에도 깨끗했습니다.) 안약을 넣으니 이번에는 눈 통증이 빨리 줄었습니다. 단지 충혈되고 시야가 뿌예져서 눈을 사용하기가 많이 불편했습니다.
조금씩 낫고 있었는데... 홍채염 걸린 3주 차 되면서 자고 일어났는데 눈에 충혈이 더 되어서 시야가 뿌연 것이 더 심해졌습니다. 병원을 가니 눈에 출혈이 있고 안압도 20으로 높아져서, 안압 때문인가 하며 2차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습니다. 2차 병원을 가서 눈 검사 몇 가지 하였습니다. 그러곤 의사 선생님 만났는데.... 사진들을 보시더니 혹시 부딪힌 적이 있냐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지난 주말에 하얀 장롱문을 열어놓고 안 보여서 꽝 박았던 기억이 났습니다. 출혈이 서서히 진행되니 바로 심해진 것이 아니고 이틀 정도 뒤에 아침에 시야가 뿌예진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염증으로 안압이 올라간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었습니다. 몸이 둔해서 더 고생합니다.
그런데... 왼쪽으로 잠시 엎드려 잔 후 눈이 눌렸는지 시야가 더 뿌예지고 배고프거나 춥게 느끼고 나면 더 뿌예지고... 자고 일어나면 더 뿌예졌습니다. 2차 병원에서는 1차 병원에서 받은 안약들(예전에 받은 약과 동일함)은 그대로 쓰라고 하셨고 면역성으로 보면서 스테로이드 호르몬 제제인 소론도정(부신피질 호르몬계, 처음엔 4알, 낫는 거 보면서 2알로 조절함)과 소화기계에 작용하는 씨엠지알마게이트정을 지어주었습니다. 요건 좀 독한 약이지만 써야 할 거 같다고 했습니다. 소론도정을 먹어서인지 염증이 정말 빨리 가라앉는 거 같았습니다. 출혈이 있었던 건 서서히 흡수되어 없어지는 것이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눈 옆에 휙 지나가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처음엔 엄청 놀랬는데.... 점점 적응이 되었습니다. 눈을 감으나 뜨고 있으나 상관없이 아주 밝은 빛이나 붉은 테두리의 검은 동그라미 형상들이 눈 가에 휙 지나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천천히 지나가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눈 옆에 휙 지나가는 것은 홍채염과는 상관없이 노화의 한 현상으로 비문증과 같은 것으로 본다고 유리체에 떠다니다가 망막에 부딪히면 그럴 수 있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품을 하면 왼쪽 눈에서 눈물이 더 많이 낫습니다.
3~4주쯤 지나면서 점점 눈물이 줄어서 간혹 주르륵 흘렀습니다. 저는 쇼그렌 증후군처럼 아침에 일어날 때, 눈과 혀가 딱 붙어버리는데... 홍채염으로 눈물이 많은 동안은 이 증상은 좀 편했습니다. 홍채염이 점점 나아지면서 아침에는 다시 눈과 혀가 붙어버리는 증상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눈 옆에 휙 지나가는 증상도 점점 줄었습니다. 그런데 피곤하면 더 심해지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서 시간이 두 달이나 흘러 완전히 나았습니다.
코로나 걸리기 전부터 한 주나 보름 정도에 한 번은 비타민씨 주사를 맞으면서 몸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홍채염으로 앓았던 시간을 지내는 동안 처음 한 달간은 비타민씨 메가도스로 일주일에 두 번을 정맥주사로 맞고, 통증과 자율신경을 관리해줄 수 있는 치료를 받았습니다.
다 나은 후 피검사를 했는데 간수치가 조금 상승되어 있어서 강장제를 처방받았습니다. 한 달 후 피검사 결과에서는 간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코로나도, 홍채염도 안 걸리면 좋겠지만 우리의 면역 상태에 따라 증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몸과 마음을 꾸준히 관리하고 비타민씨도 끼니마다 잘 챙겨 드셔서 평소에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런 병들에 걸려도 염증과 통증을 관리하는 것들을 분별해서 건강하게 나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남은 시간도 평안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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